Rosen Rit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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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길 닿는대로 마카오 여행하기~

사실 마카오에 다녀온 것은 앞서 포스팅했던 싱가포르보다 훨씬 이전이었다. 그럼에도 바쁘다는 핑계로 자꾸 미루기만하다가

거의 일년여 지난 시점에서야 글을 올리게 되었기에, 지금은 내가 다녀왔던 곳이 어디였는지, 먹었던 음식의 이름은 뭐였는지

기억도 가물가물 할 정도였다. 그래도 마카오에 대한 정보가 인터넷 여기저기에 올려져 있기에 그런 정보들을 기초로 다시

기억을 되살려 포스팅을 남겨보고자 한다.


마카오에 도착해서 여정을 풀고 가장 먼저 찾아간 곳은 식민지 시대의 문화가 남아있다는 세나도 광장이었다. 포르투갈 양식이

곳곳에 남아있고, 대부분의 유적들이 몰려있어서 관광의 시작점으로 적당하다는 평가가 있긴 했지만, 그만큼 사람도 많고

더운 날씨에 그늘도 없는 광장에서는 쉽게 지쳐버렸기에 관심두고 오래 머무르지는 못했다. 함께 같던 일행들과 같이 움직이려

하다보니 천천히 둘러볼 여유가 없었기 때문이기도 한데, 후에 따로 찾아와 천천히 둘러보기로 하고 다음 장소로 발걸음을

옮기기로 했다.



더위도 피할겸 골목을 따라 이동하면서 마카오의 먹거리를 구경했다. 중국과 포르투갈의 문화가 뒤섞여 독특한 음식문화를

갖고 있다고 했지만, 먹자골목에서 파는 음식들은 꼭 그렇지만도 않은듯... 시원한 과일쥬스나 아이스크림들은 세계 어디서나

볼 수 있는 그것이고, 다만 동남아 특유의 열대과일들로 맛을 냈다는 점에서 한번쯤 찾아 먹어볼만 하지 않았던가 싶다.



오히려 기억에 남았던 것은 특유의 향을 갖고 있는 육포와 아몬드 과자였다. 우리나라 육포와 비교할때, 마카오의 육포는

좀 기름지고 향이 강하긴 했지만 보드카나 소주와 같은 술안주로는 잘 어울릴 듯한 맛이었고, 아몬드 과자는 좀 퍽퍽한

느낌이었지만 고소함이 있어 은근히 손이가는 맛이었었다. 그 외에도 다양한 재료로 꼬치를 만들어 주문하면 즉시 튀겨내는

꼬치요리가 눈길을 끌기도 했다. 소스도 다양했었는데, 우리 일행은 카레맛을 선택해 맛을 보았었다.


꼬치요리와 함께 도착한 다음 여정지는 마카오의 대표 관광지라는 세인트 폴 대성당이었다. 좁은 골목길을 이리저리 돌아나오다

갑자기 트인 광장으로 나오게 되면 언덕 꼭대기에 웅장하게 서 있는 성당의 잔재를 만나볼 수 있다. 지금은 건물은 허물어져버렸고

한쪽 벽면만 남아 관광객들의 기념사진 배경으로 쓰이고 있었지만, 언덕 꼭대기에 웅장하게 서있는 자태는 한때 마카오에서

카톨릭의 영향이 얼마나 컸는지를 잘 느끼게 해주었다.



늦저녁 더위에 지치기 시작한 일행은 언덕위까지 올라가진 않고 아래쪽에서 기념사진만 찍는데 만족했으나, 조금만 더 힘을 내서

언덕위로 올라가 대성당을 등지고 아래를 바라본다면 새로운 광경이 펼쳐진다. 여행은 평소 보던것과 다른 새로운 시각을 갖기

위해서인만큼 약간의 힘든 여정은 감수해보는게 필요하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이기도 했다.


마카오를 관광하기에 앞서, 무엇이 대표적인 볼거리인지 검색해보면 거의 반은 카지노가 언급되기 마련이었다. 비록 겜블링에

관심도 없고, 할줄도 모르는 나였지만 일행을 따라 몇몇 큼직한 호텔의 카지노를 방문해보니 꼭 겜블을 하지 않더라도 카지노

볼거리는 다양했다는 점에서 한번쯤 가볼만은 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나라 강원랜드와는 분위기가 달라서, 숙소 바로 옆의

샌즈 호텔 카지노는 공연도 함께 볼 수 있었고, 바에서 맥주 한잔 마시며 라이브 쇼를 감상하는 재미도 나름 쏠쏠했었다.



카지노 자체가 마카오 관광사업의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에 겜블링 외에도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구비하고 있었고,

냉방시설도 잘 구비하고 있어 거리를 거닐다 너무 더우면 잠깐 들러 몸을 식히고 가기에도 좋은 방법이었다. 겜블링을 하지

않더라도 물이나 탄산수, 커피와 같은 간단한 음료는 주문하면 언제든 제공받을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었고, 윈 호텔의

화려한 분수쇼와 같은 재미거리가 있어 야간 투어 코스로 유명한 카지노 두어군데 들러보는 것도 괜찮은 것 같았다.


함께 여행했던 일행 중 일부는 블랙잭 게임을 즐기기 위해 남아있었지만, 겜블링에 관심없는 일행들끼린 일찌감치 숙소로 향했다.

호텔간 셔틀버스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었지만 첫날이고 해서 마카오를 경험해보겠다는 생각에 천천히 걸어서 이동하기로 했다.

해변가를 따라 걷다보니 어두운 하늘을 배경으로 조명을 받아 환하게 빛나고 있는 큼직한 동상 하나가 눈에 띄었다. 가까이 다가가

보니 불상이었는데, 너무 늦은 시각이라 입장을 차단하고 있어 제대로 살펴보진 못했다. 후에 한국으로 돌아와 검색을 해보니

마카오의 관음상이라 하던데, 시간을 내서 한번 더 찾아가보지 못했던 것이 좀 아쉬움으로 남는다.


마카오의 이틀째 아침은 좀 일찍 움직여보았다. 낮의 기온이 워낙 높아서 거리를 돌아다니려면 그나마 좀 선선한 아침이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었는데, 막상 나서보니 아침이라고 그렇게 시원하거나 하진 않았다.



어젯밤 늦게서야 카지노에서 돌아왔던 일행은 숙소에 남아있었고, 나는 홀로 숙소를 나서 택시를 잡아타고 가까이 있던 몬테 요새로

향했다. 구글맵으로 천천히 길을 찾아가다보니 익숙한 골목길이 나오는데, 알고보니 전날 찾아갔던 세인트 폴 대성당의 바로 옆이었다.

여느 군 요충지가 그렇듯 몬테 요새도 마카오에서 위치가 높은 곳에 있어 오르막길 올라가는게 쉽지는 않았지만 요새로 찾아가는 길이

공원으로 조성되어 있어 나무그늘이 많았던 덕분에 그래도 시원하게 여정을 즐길 수 있었다.



오랜 세월이 흘렀기에 몬테 요새는 군사적 요충지로서의 느낌이 많이 사라졌고, 지금은 시민들의 산책로와 아침 운동을 위한 공원으로

존재가치가 남아있었다. 높은 장벽들과 곳곳에 남아있는 녹슨 대포들만이 그나마 이곳의 역사적 흔적을 되새기게 해주고 있었을

뿐이었다. 요새도 그렇게 넓지 않아 정상에서 천천히 돌아본다고 해도 10분이면 한바퀴 돌아볼 수 있을 정도였었다.


유네스코에 등재된 유적인만큼 17세기 요새의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었고, 군사적 분야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재미있게

둘러볼 수 있겠지만, 눈길을 끌만한 요소가 그리 많지는 않았다. 오히려 곳곳에 모여 체조를 겸한 무예동작을 선보이던 시민들의

모습이 내겐 더욱 관심거리였다.



오래동안 지켜보면 혹시나 나도 따라 배워볼 수 있지 않을까 싶은 마음에 동작 하나하나를 눈에 새겨가며 바라보았지만, 느릿한

동작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뇌리에 남아있는 것이 없었다. 어릴적 만화책에서 보았던 팔극권이나 태극권의 동작이 혹시나 나오지

않을까도 싶어 기대감을 가져보았지만 알만한 동작을 찾아보긴 어려웠다. 시간이 충분했다면 한두시간 나도 가르쳐달라고

청해보고 싶었으나, 다음 일정을 위해 자리를 옮겨야 했기에 아쉬움을 뒤로하고 몬테요새를 나서야만 했다.


몬테요새에서 내려오며 찾아간 곳은 어제 제대로 살펴볼 기회가 없었던 세나도 광장이었다. 아침나절이라 아직은 관광객이 없어

한적했고, 덕분에 곳곳을 다시한번 여유롭게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그렇긴 해도 여행에 앞서 사전 공부를 충분히

하지 못했기에 꼼꼼히 둘러보진 못했지만, 어느 골목길 끝자락에 위치해 있던 돈 벨키오르 카네이로 주교의 흉상도 만나볼 수 있었고,

성 도미니크 성당의 샛노란 벽면도 인파에 가리지 않고 잘 담아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기도 했다.


쇼핑을 떠난 일행과 달리, 내가 찾아간 다음 코스는 숙소 근처에 있다는 F1 전시관이었다. 개관한지 시간이 꽤 오래되어 조만간

새롭게 리모델링한다는 소식이 있었는데, 다행히 내가 찾아갔을때는 공사를 위해 문닫기 전이었었다.



마카오에서 포뮬러 그랑프리가 열린것이 1954년이라 하니, 내 나이보다도 더 오래된 전통을 갖고 있었고 전시관에도 그 역사가

고스란히 남아있었다. 지금은 유치해보이는 초창기 포뮬러 머신들의 형태도 만나볼 수 있었고, F1 경기 외에도 마카오에서

개최되는 다양한 자동차 경기의 역사들을 만나볼 수 있기도 했다. 재미있었던 것은 대개 다른 자동차경기 관련 전시에선 차량들과

드라이버들에 대한 전시가 주를 이루는 반면, 이곳에선 자동차경기를 치루는 데 빠질 수 없는 오피셜들의 구난 활동에 대한 전시도

한켠에 자리하고 있었다는 점이었다.


현재 마카오에서 치러지고 있는 포뮬려 경기의 서킷을 모형으로 구현한 코너도 있었는데, 천천히 코스를 살펴보다 보니 지금 묵고있는

내 숙소 앞 도로도 트랙의 일부였다는 것을 새삼 깨달을 수 있었다. 그 도로가 그렇게 넓은 도로는 아니었는데, 이렇게 확인해보고 나니

마카오 서킷이 드라이버들에게 얼마나 어려운 코스인지를 실감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나중에 다시한번 살펴보려는 생각으로 서킷의

모습을 사진에 담아두고 다른 부스들도 돌아보기 시작했다. 지금은 전설로 남게 된 미하엘 슈마허의 특별 코너를 비롯해 지금까지

마카오에서 경기를 치뤘던 다양한 머신들이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고 있었다. 리모델링이 끝난 지금쯤에는 과연 어떤 모습으로

바뀌어 있을지 사뭇 기대가 된다.


오랜 역사를 담고 있긴 했지만, 전시관 자체는 그다지 크지 않아서 아무리 천천히 둘러본다고 해도 30분이면 다 돌아볼 정도였다.

기대에 비해 그렇게 규모가 크거나, 볼거리가 다양하진 않았는데 바로 맞은편에 와인 전시관이 있기에 기왕 온김에 함꼐 둘러보기로

했다. 당시엔 두 전시관 모두 무료였기에 부담갖지 않고 방문할 수 있었는데, 지금도 여전히 무료인지는 모르겠다.



와인 전시관 역시 무료 전시관인만큼 큰 기대를 갖고 살펴보진 않았었다. 전시된 내용도 그렇게 새로울 것은 없었고, 마카오 지역에서

포트와인의 생겨난 유래라던가 그 특징들에 대한 설명, 그리고 모형으로 전시된 제조과정 정도가 전부였던 것으로 기억된다.

포르투갈 와인이라는 이름에서 지금의 포트와인이 유래되었다고 하는데, 기왕이면 시음도 해보고 싶었지만 그 부분만큼은 유료로

진행되고 있어서 차마 시도해보진 못했다. 당시엔 포트와인을 기념품으로 사올 생각이었던지라 굳이 돈내가면서 홀짝일 필요는

없겠다 싶었지만, 돌아오는 길에 포트와인을 만나볼 기회가 없었던 점을 생각해보면 맛이라도 볼걸 그랬나보다 싶기도 하다.


전시관을 나서, 샌즈 호텔로 넘어가는 길에 만나볼 수 있는 황금연꽃을 배경으로 사진도 한장 남겨보았다. 워낙 황금을 좋아한다는

중국인들이라 이렇게 거대한 규모의 황금연꽃도 만드는 구나 싶었는데, 그래서였는지 이곳을 찾는 중국 관광객들도 적지 않은 듯

내가 사진을 찍는 내내 다양한 규모의 관광객들이 거쳐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다음 코스로 정한 베네치아 호텔로 옮겨가기 위해 호텔간 셔틀버스에 몸을 싣고 오래동안 걸으며 지친 발을 쉬어주기로 했다.

다른 마카오 관광 여행기에서 쉽게 살펴 볼 수 있듯이 호텔간을 이동하는 셔틀버스 시스템이 워낙 잘 되어있기 때문이었는데,

호텔 셔틀버스 승하차장이 우리나라 서울역의 버스 환승센터에 버금가는 정도였다. 각 방면별로 승차장이 나뉘어져 있었고,

승차구역과 하차구역이 구분되어 있는데다 시간표도 엄연히 존재해서 처음엔 유료로 탑승해야하는 버스 터미널을 잘못

찾아온게 아닌가 생각될 정도였다.

 

베네치아 호텔은 은은한 조명으로 천정을 밝혀, 실내에 있으면서도 마치 실외인것처럼 인공적으로 만든 형태는 도쿄의

비너스 포트를 방불케 했다. 어느쪽이 먼저 지어져서 모티브를 준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이미 두어번 비너스 포트를 방문했던

경험이 있어 베네치아 호텔의 천정이 그렇게 눈길을 끌만한 요소는 되지 못했다. 대신 호텔 쇼핑센터 내부에 인공수로를 만들고,

마치 베네치아처럼 곤돌라를 운행한다는 점에서 관광상품으로 인기를 얻는 곳이었다. 수로 자체는 그리 길지 않았고 비용에 비해

굳이 타보고 싶을정도의 가치를 느끼진 못했지만, 메아리처럼 울리는 실내공간을 이용해 아리아를 선보이는 사공들의 모습은

관광상품으로서의 가치가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예정에 없이, 그리고 평소 관심을 갖고 있었던 도시도 아니었던 곳을 갑작스럽게 찾아가게 된 거라 여행 자체도 그저 유람에

가까웠기에 내용이 많지는 못했다. 더운 날씨에 여기저기 다니기 힘들었던 점도 한 몫을 했고, 일행이 많아 이곳저곳을

내 마음대로 다니기 어려웠다는 점에서도 남겨놓을 내용이 많진 못했지만 짧은 기간에도 몬테요새나 포뮬러 전시관 등을

다녀올 수 있었다는 점이 위안이 되었다.



게다가 베네치아 호텔 내 쇼핑센터에서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다 우리집 꼬마들이 좋아할만한 옷들을 선물로 잔뜩 사올 수

있었던 점도 여행의 소득 중 하나였었다. 큼직한 카지노가 선사하는 화려함은 기억에 남지만, 40도에 가까운 더위도

덩달아 잊을 수 없는 기억이기에 가족들과 함께 여행할 만한 나라로 추천하기엔 어려움이 있을 것 같다. 어쩌면 친구들과

한번쯤 다시 올 수도 있겠지만, 카지노와 겜블링에 크게 관심이 없다면 굳이 찾아올만한 선택은 아닐것 같다는게 개인적 견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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