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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개막전인가, 최종전인가? 치열한 접전의 현장, 2019년 CJ대한통운 슈퍼레이스 챔피언쉽 1라운드 관전기~


혹한의 겨울나기를 마치고,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에서 펼쳐진 CJ대한통운 슈퍼레이스 챔피언쉽의 2019년 개막전 경기가 지난 4월 27일과 28일, 양일간에 걸쳐 펼쳐졌습니다.

최근의 개막전 양상은 일반적으로 탐색전의 모습을 보여줘 왔기에 이번 1라운드 경기도 큰 접전 없이 무난하게 펼쳐지지 않을까하는 예상을 가지며 경기장을 찾았었는데, 올 시즌은 그런 예상을 깨버리면서 화끈한 모습으로 스타트를 끊어 주더군요.

예선이 펼쳐진 27일 토요일 날씨는 매우 화창했습니다. 약간의 미세먼지가 언급되고 있었지만 야외활동이 어려운 정도는 아니었고, 그래서인지 예상보다 많은 관람객들이 경기장을 찾아와 새로운 놀이문화를 만끽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슈퍼레이스 또한 지속적으로 추진해왔던 바와 같이 "모터테인먼트"를 표방하며 더 많은 즐걸거리를 제공하여 가족단위, 연인과의 새로운 데이트 코스로 인지도를 넓혀가는 모습이었지요. 어린 관람객들도 이젠 선수들의 이름을 알고, 사인을 받으며 동경의 대상으로 바라본다는 점이 매우 인상 깊었던 장면이었습니다.

패독에는 지난해와 같이 VR체험, 모의주행 체험을 위한 공간도 마련되었지만, 피트스탑 이벤트와 카트주행 체험 등의 새로운 이벤트도 마련되어 반복되는 이벤트에 대한 식상함을 해소시켜 주었습니다. 더욱 재미있었던 것은 이번 시즌부터 새롭게 도입된 AR 이벤트였는데, 이는 스마트 폰을 이용해 경기장 내 설치된 전용 포스터로부터 선수데이터를 수집하면 실물 선수카드로 교환해주는 이벤트였습니다. 한 포스터당 최대 3명의 선수까지 랜덤으로 나타나게 되는데, 그렇게 6명의 선수를 모아가면 실물카드가 들어있는 팩을 한개씩 선사해 주었어요. 이 팩에는 마찬가지로 6장의 선수카드가 들어있는데, 누가 나올지는 알 수 없기 때문에 내가 응원하는 선수를 갖고 싶거나 또는 이번 시즌 6000클래스에 출전하는 23명의 선수 모두를 모으고 싶다면 시즌 내내 여러번 도전해야만 할 것 같습니다. 저도 한팩 받아서 열어봤는데, 조항우, 이정우, 권재인, 안현준, 정연일, 김재현 선수가 나왔습니다. 이 카드들을 들고 피트워크와 그리드워크 이벤트에서 선수들로부터 직접 사인을 받아뒀는데, 이렇게 23장을 모두 모아두는 것도 나름대로 의미가 있을 것 같더군요. 시즌이 끝날때 까지 다 모아보도록 해야겠습니다. 물론 AR카드도 마찬가지고 말이죠. 이런 컬렉션 이벤트도 쏠쏠한 재미가 있는 것 같아요.



패독의 풍경을 돌아보고 본격적으로 팀 피트를 방문하며 6개월여만에 만나는 선수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제일제당과 이앤엠 팀은 이번부터 금호타이어에서 한국타이어로 교체하며 새롭게 전의를 다지고 있었고, 퍼플모터스포트와 분리되면서 짧은 시간동안 팀을 다시 정비해야 했던 서한GP는 박종임 감독을 사령탑으로 교체하고, 미케닉 라인업도 교체하면서 새로운 면모를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이번 개막전을 앞두고 있었던 금요일 연습에선 계속해서 비가 내리는 바람에 선수들이 드라이타이어를 테스트 해 볼 시간이 없었어요. 오피셜 테스트에서 달려본 선수들이 손에 꼽을 정도로 많지 않았고, 개막전에 임박해서야 차량 세팅이 끝난 선수들도 있었기에 사실상 토요일 당일이 거의 테스트다시피 한 선수들이 적지 않았습니다. 노동기 선수가 그런 선수들 중 한명이이었는데, 개막전에서 차량에 대한 적응과 최적 세팅을 위한 데이터 수집이 목표라고 말할 정도였습니다.

준비가 완전하지 못했던 팀은 또 있었어요. 헌터인제 레이싱팀이었는데, 1년만에 복귀전을 치루는 안정환 선수의 차량은 방치된 상태에서 조금도 손보지 못하고 그대로 경기에 투입되는 상황이라 시합을 치루기는 커녕, 선수가 원하는대로 달려주는 것 조차 쉽지 않을 정도였다고 하네요. 게다가 헌터인제 레이싱팀은 타이어마저 원활한 상태가 아니었습니다. 한국타이어나 금호타이어의 물량이 부족해서 구입하고자 해도 살 수 없었고, 어쩔 수 없이 미쉐린 타이어를 가져다 장착을 했지만 다른 타이어들에 비해 적합도가 크게 떨어지는 상태였지요. 오죽하면 팀 내에서도 "슬리퍼를 신고 달리는 꼴"이라며 한숨을 내 쉬었을까요. 미쉐린과 공식 협력체계를 갖춘 것이 아니기에 2라운드에선 타이어 메이커도 바뀔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하니, 다음 경기에선 좋은 선택이 있기를 기원해 볼 따름입니다.

앞서 서한GP가 퍼플모터스포트와 분리되었다고 언급드렸죠? 그러면서 퍼플 모터스포트는 정회원 선수가 기존에 타던 차량을 가져가 노동기 선수에게 할당해 주었습니다. 정회원 선수는 새롭게 차량을 구해와야 했는데, 그 차량이 작년까지 오토시티 레이싱팀 소속 김준우 선수가 타던 차량이었어요. 사실 김준우 선수는 크게 경쟁력 있는 결과를 보여주지 못했고, 팀에서도 좋은 차량을 만들어 주지 못했었습니다. 그래서 정회원 선수는 이 차량으로 상위권에 올라간다는 것이 결코 수월치 않을 것 같네요. 일단 예전과 같은 주행상태로 끌어올리는 것이 선결과제로 보여집니다.



전년도 한국타이어에게 참패를 맞은 금호타이어, 그 대표 주자라 할 수 있는 엑스타 레이싱팀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금호타이어가 크게 성능을 향상시켰다며 각오를 다졌습니다. 그러나 한국타이어 또한 겨울내내 손놓고 있지만은 않았었기에 낙관전으로 판단할 수 만은 없다며 섣부른 판단을 미루는 모습이었죠.

그 라이벌 한국타이어의 대표주자인 아트라스BX 팀의 분위기는 대조적으로 자신만만해 보였습니다. 여전히 든든한 기술력과 타이어의 성능에 굳건한 신뢰를 보여주고 있었죠. 지난 시즌 종합 2위에 올랐던 야나기다 마사타카 선수는 올 시즌 꼭 종합우승을 차지하고 싶다며 강한 포부를 보여주었습니다. 다만, 올 시즌에 젊은 선수들이 많이 참가했고, 다른 선수들의 기량도 여전히 높은 수준이기에 쉬운 목표는 아니라고 언급하더군요. 더불어, 올해 일본에서 열리는 슈퍼GT에도 함께 출전하고 있어 일정상 8월경에 한 경기정도가 겹쳐질 것 같아 우려가 된다고 언급했습니다. 시즌 진행을 봐서 슈퍼GT에서의 성적이 좋지 않다면 반대로 슈퍼GT를 결장하고 슈퍼레이스에 전경기 참가할 수도 있다며 전략적인 코멘트를 남겨주더군요.

CJ로지스틱스에서 나와 볼가스 레이싱팀을 새롭게 창단한 김재현 선수는 자신만의 레이싱 스타일을 구사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에 매우 만족해하고 있었습니다. 슈퍼GT에서 활약하던 키노시타 마츠히로 씨를 레이스 엔지니어로 초빙했고, CJ로지스틱스에서 같이 호흡을 맞췄던 미케닉들이 다수 볼가스 팀으로 이적하면서 팀워크를 다졌다는 점에서 신생팀이라고 만만히 보지 말아달라는 자신감을 내비쳐 보이더군요. 미리 언급하자면, 예선과 결승에서 그런 자신감은 그저 인터뷰용 멘트가 아니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선수들을 만나보다 보니, 어느새 예선 코스인 시간이 도래했고, 차량이 하나 둘씩 코스로 진입하면서 본격적인 2019년 시즌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예선에 앞선 토요일 오전 웜업에서 김동은 선수가 7번코너의 방호벽을 들이받는 사고가 있어 예선에 출전이 가능할까 걱정했었는데, 다행히 수리를 마치고 코스인하는 모습을 볼 수 있어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많지 않은 시간동안 수리를 하면서 100% 완전한 컨디션은 아니었을거라 추측하기에 어느정도까지 기록을 끌어올릴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부분이었죠. 반면, 6000클래스에 첫 출전으로 포부가 컸던 CJ로지스틱스 이정우 선수는 예선 직전에 연료모터가 트러블을 일으키는 바람에 출전하지 못했고, 결국 피트스타트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되고 말았습니다.



6000클래스 예선은 첫 랩부터 치열한 모습이었습니다. 김종겸, 황진우, 이데유지 선수가 서로 순위를 뒤집어가는 모습이었고, 곧이어 김재현, 장현진 선수도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으나, 얼마가지 않아 조항우 선수가 모두를 밀어내며 선두에 올랐고, 곧바로 김종겸 선수가 기록을 단축하며 선두를 리드하게 되었습니다. 정말 랩타임 차트가 바쁘게 변해가는 모습을 바라보며 올 시즌이 순탄치 않겠구나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용인 코스레코드가 1분 53초 455였다는 것, 기억하고 계시죠? 시간이 가면서 점점 이 기록에 가까운 랩타임들이 등장하기 시작합니다. 김종겸 선수는 1분 54초 590의 기록을 보여주었고, 조항우 선수가 뒤이어 1분 54초 602를 찍네요. 확실히 차량의 출력이 올라가면서 보다 좋은 기록이 나타나게 되는군요. 아직은 Q1이었고, 본격적인 경합이 치러질 Q3가 되면 53초대도 진입할 것으로 짐작하게 됩니다.

Q1이 마무리 될 즈음, 김동은 선수가 스퍼트를 내면서 황진우 선수의 뒷덜미를 잡아채고 10위에 올라갑니다. 일찌감치 상위권에 안착한 선수들은 무리해서 오래 달리지 않고 2~3랩정도 주행만 한 후, 피트인해서 숨고르기에 들어가는 모습이었습니다 . Q2와 Q3에서도 달려야만 하니, 타이어를 아껴두려는 전략이겠죠?

아직 세팅이 완전치 못하다며 불안해했던 안정환 선수는 예선을 얼마 남기지 않은 상황에서 코스를 벗어나며 방호벽을 들이받는 사고를 당하고 맙니다. 화면으로만 봤을땐 앞서 일어난 김동은 선수와 비슷한 정도라 차량파손만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예선을 마치고 안정환 선수를 만났더니 전치 4주의 심각한 부상을 입었다고 하는군요. 결국 이튿날 있을 결승에는 참가하지 못하게 되었고, 2라운드에서도 정상적인 컨디션으로 복귀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라 안타까움을 더해주었습니다.

그렇게 Q1을 마치고, 15위까지의 선수들만 Q2 진출이 허락되었습니다. 사고를 당한 안정환 선수를 비롯해, 안현준, 아오키 타카유키, 노동기, 권재인, 김민상 선수가 Q1에 잔류하고 말았고, 이어 15분간 이어진 Q2에서는 시작부터 조항우 선수가 1분 53초 991의 랩타임으로 첫 53초대 진입을 보여주며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되었음을 선포했습니다. 김중군, 김종겸, 장현진 선수가 뒤따르며 순위를 지켰고, 서주원, 이데유지, 야나기다 마사타카, 정연일 선수도 각기 기록을 단축하며 자리하게 되었습니다. 뒤늦게 예선에 합류한 김재현 선수도 서주원 선수를 밀어내며 바로 5위권에 위치하며 놀라움을 선사해 주었고, 그 바람에 11위권으로 밀려난 황진우 선수를 위시로 오일기, 정의철, 박정준, 류시원 선수가 Q3 진출권을 두고 마지막까지 치열한 공방을 펼쳐야 했습니다.

일찌감치 Q3 진출을 확정한 조항우, 김중군, 장현진 선수는 반대로 여유롭게 피트인하며 호흡을 가다듬었고, 류시원 선수가 마지막으로 한번 더 기록을 단축하며 정의철, 박정준 선수를 뛰어넘어 1분 56초 140의 랩타임을 보여주었지만 10위에서 수성하는 김동은 선수의 기록인 1분 55초 742를 뛰어넘지 못하며 Q3 진출에는 다시 한번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더불어 Q3 진출에 실패한 선수들이 황진우, 오일기 선수와 같은 쟁쟁한 선수였다는 점을 생각해 본다면, 상위권 10명의 반열에 든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짐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잠시 정비하는 시간을 거친 후, 마지막으로 그리드를 결정지을 Q3의 코스인이 시작됩니다. Q3에 진출한 10명의 선수들 중 유일하게 금호타이어를 사용하는 이데유지 선수가 과연 몇 그리드에 서게 될 것인지가 관심을 모으는 가운데, 김중군 선수가 첫 랩을 마치면서 1분 54초 274의 기록으로 선두를 리드했습니다. 허나 앞선 Q2에서 조항우 선수가 53초대를 넘어섰기에 이 위치는 곧바로 뒤집힐거라 예상이 되었지요. 허나, 어디 레이싱이 예상대로 흘러간 적이 있었나요? 조항우 선수가 Q3에선 1분 54초 761에 그치며 순위를 뒤집지 못했고, 김종겸 선수마처 1분 57초 736으로 한참 못미치는 랩타임에 그치고 맙니다.

10분이라는 짧은 시간이었고, 랩타임이 약 2분여였기에 선수들이 주행할 수 있는 랩수는 겨우 4~5랩정도였습니다. 1~2랩 정도가 타이어 예열을 위해 버리는 랩이었다면 타임어택이 가능한 랩은 2~3번에 불과하단 분석이 나오네요. 그 2~3번의 주행에서 뽑아낸 가장 빠른 기록의 주인공은 결국 김중군 선수에게로 돌아갔습니다. 김재현 선수가 마지막 랩에서 어택을 시도했지만 1분 54초 875의 기록에 그치며 4그리드에 안착했고, 김중군 선수는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지켜봤을 예선에서 결국 6000클래스 통산 5번째 폴포지션을 가져가게 됩니다. 2014년 아트라스BX 소속으로 활동할 당시 4번의 폴포지션을 차지한 바 있었기에, 이번 폴포지션은 서한 소속으로 처음 획득한 것이라는 데 또다른 의미가 있을거라 생각이 되네요.

이전의 포스팅에서 용인 경기장의 폴투윈 확률이 다른 경기장보다 15% 이상 높은 60%대라고 언급한 점 기억나십니까? 트랙의 폭이 좁고, 고저차가 심한데다 연속되는 코너가 많아 추월이 어려운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의 특성때문에 일단 폴을 잡은 차량이 우승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점을 염두에 두셔야 합니다. 김중군 선수는 그런 유리한 점을 선점했다는 점에서 매우 낙관적인 입장이었죠.

반대로 예선 당일이 생일이었던 서주원 선수로선 내심 4그리드를 목표로 하였으나, 자신의 실수로 9그리드에 그치고 말았다는 것에 매우 실망스러워 하고 있었습니다. 패독 한켠에서 아쉬워하는 서주원 선수를 아내와 문호준 선수가 위로하며, 결승에서 더 잘 하라고 응원하고 있었고, 김종겸 선수도 다가와 자기도 Q3에서 어택하려고 타이어를 아껴두고 있었는데 갑자기 엔진트러블이 나는 바람에 10위에 그치고 말았다며 서로 다독이는 모습이었습니다.



3번의 예선으로 치러지는 6000클래스와 달리, GT클래스는 1, 2클래스가 통합으로 30분동안 치러지게 됩니다. 두 클래스를 함쳐 총 30대의 차량이 코스를 질주하며 타임 트라이얼 방식으로 순위를 결정하게 되며, 단 한번의 예선으로 그리드가 결정되기 때문에 6000클래스와는 다르게 총력전으로 예선이 치러지게 되지요. 그렇기에 예선이 시작되고 5분여가 지나도록 코스인하지 않는 정경훈 선수의 모습에 많은 관계자들은 주목을 하게 됩니다. 전략적인 선택인지, 아니면 차량 트러블인지 관심이 모아지는 것이었죠.

전년도 시즌 챔프가 부재중인 틈을 타 오한솔 선수가 먼저 선두를 차지합니다. 2분 8초 582의 기록이었고, 그 뒤를 따라 남기문, 최광빈 선수가 각기 이름을 올렸습니다. 10분정도 지나자 오한솔, 남기문 선수는 각기 피트인하면서 잠시 형세를 지켜보기 시작했고, 그 기회를 빌어 박규승 선수가 2분 8초 186의 랩타임을 보이며 1위에 올라섭니다. 그러나 이 기쁨도 잠시, 정경훈 선수가 드디어 코스인하면서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되었어요. 바로 2분 7초 914의 랩타임으로 모든 이들을 물리치고 가뿐히 선두에 올라섰고, 이에 자극받은 선수들은 저마다 조금씩 기록을 단축하며 순위가 크게 요동치게 되었지요.

잠시나마 상위권에 올라섰던 최광빈 선수는 어느새 10위권까지 밀려내려갔고, 정경훈 선수는 3랩차에 2분 7초 615까지 기록을 단축하며 폴포지션을 확고히 하고 있었습니다. 한때 같은 팀메이트였던 남기문 선수가 2분 8초 145의 기록으로 2위까지 올라섰지만 더이상 간격을 좁히기는 어려워 보였어요. 그래서인지 정경훈 선수와 남기문 선수가 예선을 7분여 남긴 상황에서 나란히 피트인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아직 시간적 여유가 있으니, 마지막 정비를 한 후 최후의 타임어택이 있지 않을까 짐작이 되더군요.

5분여 남겨두고 주행을 이어가던 오한솔 선수가 피트인, 그리고 정경훈, 남기문 선수는 다시 나란히 코스인하며 최후의 경쟁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러나 결과는 바뀐것이 없네요. 약 0.5초여 빠른 기록을 보여주었던 정경훈 선수가 그대로 폴포지션을 굳혔고, 뒤따라 남기문, 박규승, 오한솔, 강민재 선수의 순서로 그리드의 주인이 결정되었습니다.

동시에 펼쳐진 GT-2 클래스에선 초반 박희찬, 소순익, 이창우 선수의 경합이 눈에 띄었습니다. 예선 시작 후 15분여가 지날때까지도 순위경쟁에 큰 변화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박희찬, 소순익, 이창우 선수의 순서가 그대로 유지되고 있었고, GT-1의 숨가뿐 순위변화에도 GT-2 클래스에선 이렇다할 관전포인트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결국 예선 종료후에도 그 순위는 그대로 이어졌고, 오히려 기술검차에서 박희찬 선수가 규정위반으로 실격되면서 소순익 선수가 폴포지션에 올랐다는 점이 이슈사항이 되었을 정도였습니다. 후에 기자회견을 통해 확인해 보니, 연습주행때까지만해도 문제가 없었던 부스트 압력이 예선 후에 문제를 일으켜 실격된 사항이었다고 이야기를 전해 들었습니다.



이어지는 BMW M 클래스의 예선은 총 13대의 참가차량간에 경합으로 치러졌습니다. GT클래스와 마찬가지로 30분간의 타임 트라이얼 방식으로 치러졌고, 초반 8분정도가 지나자 슬슬 순위권의 윤곽이 잡혀가기 시작하네요. 김효겸 선수가 먼저 2분 11초 253의 기록으로 선두에 이름을 올립니다. 그러나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의 BMW M 클래스 코스 레코드가 2분 10초 736이었음을 감안한다면 아직 기록 갱신의 여지는 충분히 남아있었죠. 뒤따라 권형진, 신윤재, 형진태 선수가 포진하고 있었고, 기록은 여기서 크게 더 나아지진 않았습니다.

신윤재 선수가 본인의 랩타임을 2분 11초 867에서 2분 11초 752로 끌어올리긴 했으나, 권형진 선수의 기록은 2분 11초 317이었고, 김효겸 선수에게 결국 폴포지션을 선사하며 그리드는 권형진, 신윤재 선수의 순서로 돌아가게 됩니다. 김효겸 선수는 BMW M 클래스에서도 강력한 우승후보였고, 가뜩이나 폴투윈 확률이 높은 용인 경기장에서 폴포지션을 가져갔으니 결승에서도 큰 이변이 없다면 김효겸 선수가 한번 더 폴투윈으로 우승을 거둘 가능성이 높아진 셈이죠.

후에 주최측에서 발표한 바에 따르면, 이날 예선을 지켜본 관람객 수는 총 12,389명이었다고 전해졌습니다. 2018년 개막전의 토요일 관람객수가 9,400여명이었기에 약 3,000명정도가 더 늘어난 것이었고, 예선 경기였음에도 1만명 이상의 관람객이 경기장을 찾아왔다는 것에 모든 관계자들이 매우 놀라워하는 반응이었어요. 한편으론, 토요일이기에 사람들이 많이 몰려들었던 것이 아닌가하며 반대로 결승전인 일요일엔 날도 흐리고, 다른 곳으로 놀러가려는 사람들이 많아 상대적으로 관람객들이 더 적어질 수 있다며 큰 기대를 하지 않는 반응도 있었습니다. 실제로 비가 내린다는 예보도 있었고, 미세먼지도 수치가 높아지고 있어 놀러올 사람들이 얼마나 있을까 하는 우려도 있었거든요.

그러나,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이런 걱정은 모두 기우였습니다. 이튿날 에버랜드 스피드웨이를 찾은 관람객은 주최측 추산 2만 9700여명이었습니다. 토요일 예선까지 합산하면 총 4만 2000여명의 관람객이 슈퍼레이스를 찾아와 경기를 지켜봤단 이야기죠. 지난해 개막전의 토요일과 일요일 양일간의 합산 관람객이 2만 4700여명이었음을 감안할 때, 일요일 하루동안의 관람객 만으로도 이 수치를 뛰어넘었다는 것은 충분히 자축할만한 가치가 있었습니다.

더욱 고무적이었던 것은 경기를 지켜보는 관람객들의 모습이었습니다. 경기 중 선수들이 경합을 벌이는 순간순간마다 관중석에서 환호와 탄성이 터져나오는 소리를 듣게 되는 것에 오히려 관계자들이 어색해하고 적응하지 못하는 분위기였다면 이해가 되겠습니까? 전년도까지만 해도 관람객들은 그저 멍하니 바라만 본다는 느낌이었는데, 이번 개막전부턴 정말 경기의 내용을 이해하고 중요한 순간에 함께 공감하며 경기를 즐기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거든요. 여러 분야에서 모터스포츠를 홍보하기 위해 노력해 온 결실이 이제 빛을 발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약간은 감격스러운 순간이기도 했어요.



결승전을 앞두고 패독 안밖으로 다양한 이슈거리가 있었습니다. CJ제일제당 레이싱팀은 엔진오일 브랜드인 RAFFINE의 수입업체, 에이오에프와 스폰서쉽을 체결하는 협약식을 패독에서 보여주며 카메라 세례를 받았습니다 .관람객들이 모여든 패독에선 여러 슈퍼카들과 모델들이 함께 해 갤러리들의 눈길을 사로잡았죠. 금호타이어는 새롭게 라인업을 구성한 전속모델들의 포토타임을 가졌고, CJ로지스틱스에선 서포터즈들의 방문을 통해 더 많은 팬들이 모터스포츠에 관심을 가지도록 홍보하는 시간을 가지기도 했습니다.

결승전 당일의 꽃은 그리드 이벤트겠죠? 결승을 앞두고 관람객들이 직접 트랙으로 내려와 차량들과 선수들을 직접 만날 수 있는 시간은 다른 어느 스포츠에서도 없는, 모터스포츠만의 유일한 이벤트가 아닌가 생각이 됩니다. 다만, 이번 결승전 그리드 이벤트는 사람들이 많아도 너무 많았어요. 전년도 그리드이벤트도 사람들이 적은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그리드 앞뒤로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는데 어려움을 겪을 정도는 아니었는데, 이번 결승전에선 걸어다니는 것 조차도 힘들정도로 사람이 많았다니까요. 그리드 입장도 어려웠고, 퇴장에도 평소보다 더 많은 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각 팀의 선수들 사진을 찍는거요? 그 조차도 간신히 몇 컷을 건질 수 있었습니다. 팀106의 류시원 선수처럼 많은 팬들로 둘러싸인 경우엔 아예 포기를 할 정도였구요. 시즌 중 경기는 아직 8경기나 더 남아있으니, 다음 기회에 찍도록 해야할 것 같아요.



많은 인파로 북적이던 그리드 이벤트도 어떻게 정리가 되고, 2019년 개막전을 알리는 기념식이 진행되었습니다. 올 시즌 새롭게 도입된 미니챌린지 클래스의 홍보대사로 초빙된 배우 김혜윤씨도 트랙에 등장해 팬들에게 인사를 했다고 하는데, 전 가보지도 못했네요. 사실 다른 기자분들이 많이 찍어 올려주실 거라 믿고, 전 그리드 뒤쪽에서 다른 선수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사진을 담아보고 있었거든요. 오히려 그런 여유로운 시간에 보여지는 선수들의 자연스러운 모습이 개인적으로 뷰파인더에 더 많이 담아주고 싶은 마음 때문이었습니다.



그렇게 경기를 앞두고 있을 이벤트도 모두 종료되고, 본격적으로 시합을 위한 시동과 함께 선수들 사이에 긴장감이 배어나오기 시작하네요. 가장 먼저 있었던 경기는 BMW M 클래스였습니다. 스타트부터 신윤재 선수의 실수로 순위가 뒤섞이면서 형진태 선수가 3위로 올라섰고, 김효겸 선수는 맘편하게 선두로 치고 나갈 수 있었습니다. 권형진 선수도 2위 자리에서 김효겸 선수를 쫓아가고 있었고, 신윤재 선수가 간신히 정신을 부여잡고 추격전을 시작했지만 이미 순위는 10위까지 떨어져버린 상태였습니다.

경기 초반은 중위권의 자리싸움이 관전 포인트였어요. 이정근 선수와 조의상 선수가 서로 엎치락 뒤치락하며 경합을 벌였고, 결국 내리막 스트레이트에서 이정근 선수의 과감한 대시가 빛을 발하며 추월을 성공시키며 5위로 올라서는 장면을 보여주었습니다. 이어 이정근 선수는 기세를 이어가며 4위 김지훈 선수를 맹추격하기 시작했고, 선두를 달리는 김효겸 선수는 권형진 선수와 1.310초 차이의 격차를 유지하며 우승 가능성을 높여가고 있었습니다.

스타트 미스로 당황했던 신윤재 선수는 어느새 최하위까지 순위가 하락했네요. 간신히 정신을 추스르고 한걸음씩 추월을 시작해 8위까지 올라섰지만 상위권과의 격차는 이미 한참 멀어진 상태였습니다. 선두권은 이미 자신들만의 페이스를 유지하며 소강상태로 접어들었고, 오히려 중위권 6~8위에서의 치열한 경합이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습니다. 앞서 과감한 대시를 선보였던 이정근 선수가 6랩차에 다시 한번 강민수 선수마저 따라잡으며 4위로 올라섰고, 7랩차가 되자 신윤재 선수와 조의상 선수가 사이드 바이 사이드의 배틀을 보여주며 관람객들로 하여금 탄성을 내지르게 만들었습니다. 2코너와 3코너의 싸움에선 신윤재 선수가 한발 물러설 수 밖에 없었지만, 곧바로 이어진 내리막길 스트레이트에선 이정근 선수와 같은 방법으로 먼저 인라인 포지션을 잡아내면서 6위를 나꿔채 갑니다. 신윤재 선수에게마저 추월당한 조의상 선수는 숨 돌릴 틈도 없이 뒤따르는 형진태 선수를 맞이해 또 한번의 힘겨운 디펜스 싸움을 벌여야만 했습니다.

이후 눈에 띌만한 변화라면 김지훈 선수의 페이스가 크게 떨어지면서 막판 순위 변동에 영향을 주었다는 정도입니다. 3위로 달리던 김지훈 선수의 페이스 하락은 뒤따르던 선수들에게 포디엄 등정의 기회를 제공했고, 열심히 추월에 추월을 거듭하던 이정근 선수가 마지막 포디엄 피니시의 주인공이 될 수 있었습니다. 신윤재 선수의 주행도 눈에 띄었어요. 최하위까지 떨어졌던 신윤재 선수가 어느새 강민수 선수마저 제치고 5위에 올라섰네요. 허나, 남은 랩수가 얼마 없었습니다. 결국 5위로 경기를 마감하는데 만족해야만 했고, 초반 스타트 미스가 다시 한번 아쉬움으로 남게 되는 순간이었죠.

또 한번의 폴투피니시 기록을 남기며 1위에 오른 선수는 김효겸 선수였어요. 2위로 경기를 마친 권형진 선수는 지난 시즌 김효겸 선수때문에 종합우승을 가져가지 못했기에 이번 경기에서 더욱 설욕을 하고 싶었을텐데 결국 한을 풀지 못했네요. 2018년 시즌 최종전에서 김효겸 선수가 팀메이트였던 현재복 선수에게 순위를 양보하는 바람에 1점 차이로 종합 2위에 그치고 말았던 걸 기억하시죠? 이번 경기가 그 때를 복수하기에 좋은 기회였을텐데, 김효겸 선수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만은 않았네요.



GT클래스 경기를 이야기하기 전에 래디컬 클래스 이야기도 잠깐 하고 넘어가겠습니다. 한민관 선수의 출전과 최해민 선수의 복귀로 이슈를 가져왔던 경기였고, 기존의 박스카들과 전혀 다른 외형으로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지만 출전대수가 겨우 6대에 불과해서 솔직히 경기내용을 리뷰하기엔 좀 부족함이 있었습니다. 그나마도 2개 세부 클래스로 나뉘어지면서 1대는 그냥 우승을 확정지은 주행이었기에 초창기의 스톡카 경기를 회상하게 해주었습니다. 토요일의 1차 경기와 일요일의 2차 경기로 나뉘어져 치러졌는데, 토요일 경기에선 손인영 선수가 우승을, 일요일 경기에선 한민관 선수가 우승을 한번씩 나눠가져가면서 경기가 종료되었습니다.

최해민 선수는 두 경기 모두 2위에 올라서면서 인디카 레이스 출신의 저력을 확인시켜줬고, 적응이 완료되고 나면 더욱 높은 기량을 보여주지 않을까하는 기대를 하게 되었습니다.



자, 이제 GT클래스 경기로 넘어가 보겠습니다.

노련한 선수들답게 정경훈, 남기문, 박규승 선수는 완벽한 스타트를 끊었고, 경기 초반은 순위의 변동없이 이어졌습니다. 그러나 선수들간의 격차가 크게 벌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사이드 바이 사이드, 또는 범퍼 투 범퍼의 배틀이 곳곳에서 일어났기에 관람객들은 오히려 더욱 볼거리가 많아졌습니다. 초반부터 박규승 선수와 오한솔 선수가 자리다툼을 벌였고, 겨우 0.3초의 격차를 두고 3위를 누가 가져갈 것인가의 치열한 경합이 관람객들로 하여금 감탄사와 환호를 내지르게 만들었습니다.

두 선수의 경합은 앞선 정경훈, 남기문 두 선수의 질주에 오히려 도움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잘 달리는 선수들이 방해를 받지 않으니 그저 마음껏 내달릴 뿐이었어요. 오히려 이 때문에 카메라에 잡히지도 않았을겁니다. 카메라는 뒤에서 일어난 사고를 보여주느라 정신이 없었거든요. 8랩차에 박성현 선수가 스핀하면서 뒤따르던 강재협 선수가 이를 피하지 못한채 들이받으며 순위가 크게 떨어져 버렸습니다.



4랩여 남겨둔 10랩차에 정경훈 선수와 남기문 선수는 4.466초의 격차를 두고 있었습니다. 정경훈 선수의 페이스는 떨어질 줄을 몰랐기에 우승은 거의 굳어진 상황이었죠. 이제 촛점은 3위를 누가 가져가는가로 넘어갑니다. 오한솔 선수와 박규승 선수의 자리싸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고, 8번 코너에서 박규승 선수의 인코너를 깊게 찌르고 들어간 오한솔 선수가 그대로 3위를 가로채갑니다. 박규승 선수는 무리한 배틀을 피하려는 듯, 그대로 자리를 내어주면서 한 순위 하락하고 마네요. 오한솔 선수로선 전년 시즌보다 포디엄에 올라가는게 한층 더 힘겨워진 모습이었습니다.

GT-2클래스 경기도 살펴볼까요? 소순익 선수가 선두를 잡아둔 채, 이창우 선수가 뒤를 쫓고 있는 가운데 피트에서 스타트했던 박희찬 선수가 어느새 3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렸습니다. 2그리드에서 출발했던 김형순 선수의 페이스는 2분 17초대로 크게 떨어지면서 상위권 경쟁에서 일찌감치 탈락한 형세였고, 소순익 선수를 뒤쫓던 이창우 선수도 2분 16초대로 랩타임이 떨어지기 시작합니다. 반면 소순익 선수의 랩타임은 2분 15초 890, 뒤를 쫓은 박희찬 선수의 랩타임은 2분 15초 325였으니, 이대로라면 자리를 뺏기는 건 시간 문제였어요.

결국 7랩차에 박희찬 선수에게 추월을 허용한 이창우 선수는 3위로 내려앉았고, 페이스 하락이 차량 문제였던 듯 곧이어 피트인하며 순위는 더욱 곤두박질 치고 맙니다. 내친김에 박희찬 선수는 소순익 선수와의 차이를 0.676초까지 좁히며 압박해 들어가기 시작했고 박희찬 선수보다 페이스가 떨어지는 소순익 선수로선 체커기가 간절했을 겁니다. 결국 경기 종료를 얼마 남기지 않은 상황에서 소순익 선수 또한 피트인하며 우승을 이어가지 못하고 말았으며, 박희찬 선수는 피트 스타트에서 우승이라는 쾌거를 이루어내고 맙니다. 마지막 1바퀴를 지켜내지 못했던 소순익 선수로선 정말 한스러웠을 순간이었을 겁니다.



GT-1클래스의 순위요? 달라질게 있었겠어요? 그대로 정경훈 선수가 폴투윈을 거두었고, 뒤이어 남기문 선수가 2위, 마지막으로 오한솔 선수가 힘겹게 3위를 차지하면서 경기를 종료합니다. 전년도 GT클래스 시상대를 다시 보는듯한 모습이었네요.

자, 마지막으로 ASA 6000클래스의 관전기픞 풀어나가 보겠습니다. 이 부분은 한번 더 숨을 고르고 가야겠어요. 이미 언급했던 바와 같이 이번 시즌 6000클래스는 지난 시즌까지의 양상과 정말 달랐거든요. 이렇게까지 치열한 싸움을 벌였던 개막전이 있었나 싶었을 정도였습니다. 마치 최종전에 임하는 듯한 선수들의 모습에 관람객들도 흥분했고, 지켜보던 관계자들도 벅찬 마음을 진정시키기가 쉽지 않았었습니다. 어쩌면 관람석을 가득 메운 팬들의 응원과 환호성에 선수들마저 덩달아 승부욕이 치솟았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네요.

오전에 있었던 웜업 주행에서 서주원 선수가 마지막 코너의 방호벽을 들이받으며 큰 사고가 났다는 소식을 전해 드렸나요? 주행을 못할 정도의 파손은 아니었지만, 수리가 불가피한 정도였고, CJ제일제당 미케닉들은 어제의 김동은 선수에 이어 한번 더 짧은 시간동안 차량을 재정비해야 하는 고생을 감수해야만 했습니다. 더불어,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의 마지막 코너는 서주원 선수뿐 아니라 다른 여러 차량들도 추돌이 있으면서 가장 사고가 많았던 코너로 기억이 될 것 같습니다. 방호벽에 가득한 차량들의 흔적들이 그 증거였어요.



차량들의 세팅이 완전치 않고, 타이어의 성능이 확인되지 못하는 개막전 스타트는 대개 조심스럽게 이루어지는게 일반적이었는데, 이번 스타트는 초반부터 매우 강렬했습니다. 김중군, 장현진 듀오의 가운데를 비집고 조항우 선수가 정말 공격적으로 파고들었고, 1코너는 그 3대의 차량들이 그대로 몰려나가며 장관을 연출했습니다. 이 세 선수들뿐 아니라 뒤따르는 십여대의 차량들도 그 틈바구니에서 어떻게든 더 앞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이빨을 드러내고 있었습니다. 더욱 감탄스러웠던 부분은 그럼에도 추돌이나 스핀으로 인한 사고가 전혀 없었다는 점이었어요. 뭔가 멋진 사고장면을 담아보려고 기대했던 갤러리들이라면 매우 실망스러웠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그만큼 선수들의 기량은 높아졌고, 이제 그정도 혼전에도 사고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 같군요.

앞서 조항우 선수의 공격적 플레이에 장현진 선수가 뒤로 밀려나고 맙니다. 조항우 선수는 2위에서 김중군 선수를 추격해 나가기 시작했고, 뒤따라 김재현 선수가 4위에서 기회를 엿보네요. 예선에서 10그리드로 밀려났던 김종겸 선수가 이를 악물고 스퍼트를 올렸지만, 3코너에서 크게 코스를 이탈하면서 오히려 페이스가 흔들리고 맙니다. 저는 옆에서 나란히 달리던 정의철 선수와 추돌하면서 밀려났던게 아닌가 생각했지만, 후에 정의철 선수로부터 어떠한 추돌도 없었다고 확인을 받고, 김종겸 선수가 오버페이스로 코스를 이탈한 것이 아닌가 짐작하게 되었습니다.

3랩차에 접어들면서 아오키 타카유키 선수가 코스를 벗어나 리타이어를 선언합니다. 타이어의 한계와 차량 세팅 부족으로 헌터인제 레이싱팀의 개막전은 경기 시작 후 채 10분을 넘기지 못한채 이렇게 막을 내리고 말았습니다. 치열한 6000클래스 선수들간의 경합은 이미 스타트 그리드의 순서를 쓰레기통으로 던져버렸어요. 유일하게 김중군 선수만 자기 자리를 지켜내며 조항우 선수와 1.186초의 격차를 지켜내고 있었습니다. 뒤따라 장현진 선수가 3위를 마크하고 있었고, 김재현, 이데유지, 야나기다 마사타카, 김동은, 서주원 선수가 초반부터 양보없는 경합을 벌이고 있었습니다.



정연일, 오일기 선수가 각기 9위, 10위에 오른 가운데 6랩차를 맞이했고, 코스를 벗어났던 김종겸 선수는 11위를 달리고 있었습니다. 그 뒤를 쫓는 선수는 정의철 선수였어요. 중위권에 포진한 선수들의 면면도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은 상황이었죠. 그 뒤로도 황진우, 정회원, 김민상, 류시원 선수가 뒤따르고 있었어요. 어느 선수든 포디엄에 올라봤던 선수들이라 만만한 선수가 없었습니다.

정연일 선수는 돌아온 새내기에게 호된 신고식을 치러주더군요. 앞선 서주원 선수를 다운사이드 스트레이트에서 깊숙하게 찌르고 들어가며 추월을 성공시켰고, 내친김에 앞선 김동은 선수마저 제치고 본격적인 선두권 질주에 시동을 걸었습니다. 서주원 선수는 뒤따르는 김종겸 선수를 맞이해 한번 더 힘겨운 싸움을 이어나가야 했고, 전년도 시즌챔프의 네임밸류에 걸맞게 김종겸 선수도 서주원 선수를 인코너로 공격하며 순위를 한 계단 끌어올렸고, 앞서 달리던 김동은 선수도 서주원 선수와 같은 운명을 맞이하며 김종겸 선수를 이겨내지 못하고 순위가 밀려나고 맙니다.

10여랩이 지나면서 장현진 선수가 백마커를 만나 잠시 주춤하며 페이스가 떨어지는 사이에 김재현 선수가 순위를 한계단 끌어올립니다. 그런데 장현진 선수의 페이스가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네요? 단순히 백마커를 만나면서 랩타임이 떨어졌던 게 아니라, 차량에 트러블이 생긴 듯 보여집니다. 예선에서도 놀라운 면모를 보여줬던 김재현 선수의 질주가 다시 한번 빛을 발하며 앞서 달리는 조항우 선수를 추격하기 시작합니다. 그러나 이미 크게 벌어진 격차는 남은 랩동안 쉽게 줄어들 것 같지 않네요. 이대로 김재현 선수는 3위로 만족해야 할 듯 보였어요.

페이스가 크게 떨어진 장현진 선수는 이데유지, 야나기다 마사타카 선수에게도 힘없이 자리를 내어주며 점차 밀려납니다. 14랩차 접어들면서 페이스를 끌어올린 이데유지 선수가 오히려 김재현 선수에게 압박을 가하기 시작했고, 이제 김재현 선수는 조항우 선수를 추격하는 것보다 뒤따르는 이데유지, 야나기다 마사타카 두 늑대들을 막는데 급급합니다. 그 와중에 장현진 선수는 결국 피트인하는 모습을 보여주었고, 정연일 선수가 김종겸 선수를 맞이해 방어전을 펼치며 경기 중반에 접어들면서도 치열한 경쟁은 수그러들 줄 몰랐죠.

그리고 15랩차, 경기의 양상을 크게 뒤흔드는 사건이 일어납니다. 마지막 코너를 벗어난 원레이싱 권재인 선수가 스핀하면서 코스상에 차량을 세우게 되면서 SC상황이 발령됩니다. 크게 격차를 벌려뒀던 김중군 선수와 조항우 선수가 뒤따르는 선수들과 간격을 좁힐 수 밖에 없었고, 이로써 김재현 선수는 새로운 기회를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3위도 어려울 듯 싶었던 김재현 선수에게 2위, 어쩌면 1위도 바라볼 수 있는 상황이 주어진 것이었죠.

추돌사고 같은 큰 사고가 아니었기에 SC상황은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겨우 1랩을 돌고나니 곧바로 녹색기가 나부끼기 시작했고, 김중군 선수로선 조금 더 SC가 오래 지속되길 바랬을 입장이었기에 저 녹색기가 야속했을 겁니다. 겨우 5랩여를 남겨둔 상황에서 선두권에 몰려있는 5대의 차량들은 전혀 페이스를 줄일 수 없었습니다. 이제 쿨다운은 필요 없어요. 남은 10분여동안 전력질주를 펼칠 뿐입니다. 그런 압박은 차량에 무리를 주게 마련이고, 타이어에 주는 부담도 무시할 수 없게 되지요.

그러나 한랩 한랩이 손에 땀을 쥐게 만드는 경합 속에서 속도를 늦출수는 없었습니다. 오히려 더욱 과감한 공격으로 자리를 빼앗아야만 했죠, 김재현 선수의 연속된 추월 시도가 바로 그러했습니다. 18랩차, 조항우 선수의 좌우로 끊임없이 기회를 엿보던 김재현 선수는 승부수를 던졌고, 여러차례 파편이 튀는 접전이 펼쳐졌습니다. 조항우 선수와 측면으로 컨택이 있었던 김재현 선수가 코스를 벗어났다가 돌아오는 과정에서 조항우 선수의 측면을 크게 들이받는 사고가 있었고 이로 인해 조항우 선수는 차량에 연기가 날 정도의 데미지를 입고 맙니다. 순위도 6위로 크게 떨어져버리면서 선두권 경쟁에서 탈락하고 말았네요.

치열한 몸싸움 끝에 살아남은 김재현 선수는 2위를 차지한 채 이제 김중군 선수를 향해 발톱을 드러냈고, 차량에서 연기를 내며 페이스가 눈에 띄게 떨어지기 시작한 김중군 선수는 매 순간순간이 피말리는 상황이었을 겁니다. 조항우 선수와 김재현 선수가 싸우는 동안의 여유도 잠깐이었을 뿐, 곧바로 추격해온 김재현 선수를 맞이해 파이널 랩에 돌입하면서 최후의 대결이 펼쳐지게 됩니다. 빠르게 격차를 좁혀온 김재현 선수는 내친김에 우승도 가져가겠다는 투지로 마지막 코너를 벗어나며 김중군 선수의 좌우로 라인을 흔들어 봅니다. 그러나 트러블 속에서도 노련한 김중군 선수는 호락호락하게 자리를 내어주지 않았고, 그대로 체커기를 먼저 받아내면서 간신히 폴투윈을 수성해냈습니다. 정말 단 한순간도 놓칠 수 없었던 명승부의 장면이었죠. 후에 김중군 선수도 이야기하길, "차량 트러블로 거의 포기한 마음이었다. 직선코스가 짧았던 용인경기장이었기에 가능했다. 만일 영암경기장이었으면 택도 없었을 것이다"라고 소감을 밝혔을 정도였어요.

2위는 김재현 선수가 올랐지만, 조항우 선수와의 컨택에 대한 심의 결과로 5초 페널티를 받으며 4위로 내려앉았습니다. 이로 인해 3위로 들어왔던 야나기다 마사타카 선수가 2위에 올랐고, 이데유지 선수가 3위에 올랐습니다. 이데유지 선수가 마지막 랩에서 야나기다 마사타카 선수에게 추월당했던 것이 아쉬운 순간이었네요.



김중군 선수는 이로써 생애 5번째 6000클래스 우승을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본인으로써도 이번 우승은 꽤 많은 의미가 있었으리라 생각이 되네요. GT클래스에서 우승을 거둔 이후로도 20개월만의 1위였고, 6000클래스에서는 54개월, 다시 말해 거의 5년만에 우승 샴페인을 터뜨렸던 것이거든요. 공식 기자회견에서 매우 오랜만의 우승이라 감회가 남다를 것 같다고 질문을 던졌는데, 자신의 우승에 감격하기보다 짧은 시간동안 차량을 준비하느라 고생해준 팀원들과 스텝들에게 더욱 감사를 느낀다는 답변을 돌려주었습니다. 선수 본인도 물론이거니와, 서한GP 팀 입장에서도 이번 우승이 매우 큰 의미를 가져다 주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알 수 있었다고 봅니다.

전년도에 이어 올해도 이어진 페어플레이 선수의 주인공은 오한솔 선수에게로 돌아갔습니다. GT클래스에서 박규승 선수와의 경합 중에 보여준 경합이 많은 기자들의 인상에 남았던 모양입니다.

경기를 마치고 파크퍼미와 각 팀의 피트로 돌아온 6000클래스 차량들을 돌아봤는데, 성한 차량이 거의 없더군요. 디퓨저가 휘어지거나 파손된 건 기본이고, 휀더나 범퍼가 날아가버린 모습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그만큼 치열한 승부를 보여줬다는 이야기였고, 이게 겨우 시즌 시작이라면 도대체 시즌동안 얼마나 더 치열한 경기가 펼쳐질 것인지 감히 미루어 짐작할 수 가 없더군요.



2라운드 경기까지 남은 기간은 약 1달여, 이 기간동안 각 팀의 미케닉들은 새롭게 얻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차량의 세팅을 조정하고, 파손된 부분들을 정상으로 되돌리며 바쁜 기간을 보내게 될 겁니다. 게다가 이어지는 2라운드도 같은 에버랜드 스피드웨이 경기장이란 점은 선수들에게 익숙함과 자신감으로 돌아올 것이고, 1라운드보더 더욱 치열하고 숨길것 없는 승부수를 띄우게 할 것이라 짐작케 하는군요.

1라운드 경기 결과를 리뷰해보면 다음의 몇가지라 함축할 수 있을것 같아요. 일단 강호는 여전히 강호란 점입니다. 아트라스BX는 여전히 건재해요. GT클래스의 정경훈 선수, BMW M 클래스의 김효겸 선수가 보여준 저력에서 여전히 높은 우승 가능성을 점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뒤따르는 라이벌들이 전만큼 쉬운 상대가 아니란 점을 주목해야 합니다. 엑스타 레이싱팀의 파워가 되살아나고 있어요. 이데유지 선수가 야나기다 마사타카 선수와 마지막까지 막상막하의 경쟁을 보여줬던 것이 하나의 단편이지요.

그리고 비록 페널티로 인해 순위가 떨어졌지만 신생 볼가스 팀의 돌풍에도 주목해야겠군요. 김재현 선수의 퍼포먼스는 많은 관계자들에게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음을 알게 해 줬습니다. 그리고 그 뿐일까요? 미처 눈에 보이지 않았던 CJ이앤엠의 성적을 간과해선 안됩니다. 5위에 정연일 선수가, 6위에 오일기 선수가 나란히 포진했어요. 그 치열한 접전을 뚫고 두 선수가 나란히 5위권에 근접한 채 포인트를 획득했음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10위권에서 허덕이던 CJ이앤엠이 한국타이어로 갈아타면서 보여준 이번 성과는 매우 괄목할만한 결과였고 다음 경기는 이앤엠에게 바통이 넘어가게 될 것으로 보여집니다.

앞서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의 폴투피니시 확률이 다른 경기장과 다르게 60%를 넘는다고 언급했던 것을 기억하십니까? 폴포지션을 잡은 차량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고 이야기 드렸었죠. 지금까지의 통계 결과가 그냥 숫자로 그치는 것만은 아니었나 봅니다. 이번 개막전에서도 6000클래스와 GT-1클래스, 그리고 BMW-M 클래스에서 모두 폴투피니시를 거두었고,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의 폴투피니시 확률은 더욱 높아지게 되었네요. 이어지는 2라운드도 폴포지션을 거둔 선수의 승률이 그만큼 높아질 것이란 점을 염두에 두고 지켜보면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시즌 초반부터 혼전의 양상이네요. 아직 초반이라 섣불리 판단하긴 이를 것 같습니다. 2라운드를 지켜보고나면 조금은 향방이 갈리게 될까요? 오는 5월 25일과 26일, 양일간에 펼쳐질 2라운드에서 다함께 이번 시즌의 흐름을 예측해봐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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