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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랑팡 GT 월드 챌린지 아시아』와 『람보르기니 슈퍼 트로페오』는 어떤 경기인가요? 늑대의 발 (모터스포츠 등)


이번에 영암 국제 자동차경기장에서 펼쳐진 CJ대한통운 슈퍼레이스 챔피언쉽은 “아시아 모터스포츠 카니발”이란 부제를 달고 치러졌습니다. 이미 포스팅으로 이야기한 바와 같이 “블랑팡 GT 월드 챌린지 아시아” 경기와 “람보르기니 슈퍼 트로페오” 경기가 슈퍼레이스 5라운드 경기와 함께 열렸기 때문인데, 이번 포스팅을 통해 과연 이 두 경기가 어떤 경기인지 소개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두 경기에 대해선 국내에서도 그다지 많이 알려진 바가 없었기에 관련 자료를 찾기 위해 공식사이트를 뒤지면서 약간의 고생을 해야 했습니다. 공식사이트가 친절하게 한글로 자료를 남겨놓을리 없으니만큼 영어로 된 자료들을 긁어모아 나름대로 해석하고 비교해서 확인하는 과정을 거쳐야 했기 때문이죠. 몇몇 모터스포츠 관계자들에게 문의해가면서 최대한 정확한 정보를 모으려고 애썼으나, 다소나마 착오가 있을 수 있으니 잘못된 내용이 있다면 답글로 남겨주시길 부탁합니다.


먼저 두 경기에 대한 개요부터 설명해볼께요. 먼저 소개할 “블랑팡 GT 월드 챌린지 아시아”는 대회 자체는 오래되었지만 아시아권에서 개최되기 시작한 것은 그리 오랜 역사를 갖고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 대회에 대해 아는 사람들이 그리 많지 않았던 걸지도 모르겠네요. 유럽에서 SRO(Stephane Ratel Organisation)라는 프로모터가 주관하는 GT 레이스 시리즈 중 하나라고 소개되어 있는데, 아시아 뿐 아니라 유럽과 아메리카의 3개 부문에서 진행되는 대회로 2011년부터 블랑팡이라는 타이틀 스폰서의 명칭을 달았고, 2014년부터 지금의 스프린트 레이스로 개최되어오기 시작했다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유럽과 아메리카 쪽에선 꽤 오래전부터 시리즈가 진행되어 온 것으로 짐작되는군요.

작년까진 “블랑팡 GT 시리즈 아시아”의 명칭으로 개최되어 오다가 올해부터 “블랑팡 GT 월드 챌린지 아시아”로 명칭이 변경되었다는 설명이 덧붙여져 있습니다. 각기 3개 지역에서의 따로 진행되던 경기가 통합적으로 운영된다는 느낌을 주게 되는군요. 일단 명칭이 워낙 길다보니 이후부터는 간단하가 블랑팡 GT 아시아라고 부르도록 하겠습니다.

블랑팡 GT 아시아는 GT3와 GT4의 2개 클래스로 운영이 됩니다. 경기가 개최된 2017년부터 각 시즌당 평균 30대 이상의 차량이 출전해왔고, 4개국을 거치면서 시합을 치러왔는데 올해는 한국이 처음으로 개최국으로 추가되면서 5개국을 돌면서 개최된다고 자랑하고 있군요. 게다가 5개국 6개 경기장이 모두 FIA 1등급 경기장으로 선정되어 있어 아시아 최고의 GT 경기임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람보르기니 슈퍼 트로페오” 경기를 소개해 보겠습니다. 이 경기는 “블랑팡 GT 아시아”보단 개최된 기간이 좀 더 깁니다. 2009년에 유럽에서 처음 시작되었고, 아시아 시리즈는 2012년부터 개최되어 올해 8번째 시즌을 맞이하게 되었지요. 혹시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2013년 한국에서 시합이 열린 적 있다는 것을 기억하실겁니다. 당시 류시원 선수가 우승을 차지하면서 종합 2위에 올라 크게 이슈화된 적이 있었죠. 이번에 6년만에 다시 한국에서 경기가 개최되는 의미있는 경기인 셈이죠.

블랑팡 GT 아시아와는 주최하는 프로모터가 다릅니다. 람보르기니 본사에서 주관하는 별도의 경기로, 출전하는 차량들도 그래서 람보르기니 우라칸 ST EVO로 한정되어 있는 원메이크 경기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블랑팡 경기와 유사한 점이 꽤 많아요. 유럽, 북아메리카, 아시아의 3개 권역에서 치러지는 점도 그렇고, 총 5번의 경기 후, 스페인에서 개최되는 월드 파이널까지 총 6번의 경기로 한 시즌을 치루는 점도 꽤 닮았습니다. 개최되는 지역도 말레이시아, 일본, 중국과 한국으로 대동소이하죠. 아, 이번 시즌부터 슈퍼 트로페오는 중동지역에서 2번의 경기가 새롭게 개최된다는 점도 말해둬야겠네요. 두바이와 아부다비, 두 곳에서 경기를 치루는데, 다른 지역과 달리 시범경기 같은 느낌이랄까요? 아직은 정식 시리즈로 도입된 건 아닌 듯 싶습니다.


앞서 이야기했던 바와 같이, "블랑팡 GT 아시아"와 "슈퍼 트로페오"의 경기 방식은 매우 흡사합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치러지는 다른 자동차 경기와는 규정상 다른점이 꽤 많아서 처음에는 이해하는데 애를 좀 먹었습니다. 처음엔 스프린트 경기라고 하기에 슈퍼레이스와 같이 정해진 랩을 가장 먼저 달려서 체커기를 받는 선수가 이기는, 일반적인 레이싱 방식인줄 알았는데 규정을 읽어보니 랩수를 지정하지 않고 경기시간을 지정해놨더군요. 기본적으로 블랑팡 GT 아시아는 60분간, 슈퍼 트로페오는 50분간 주행해서 가장 긴 거리를 주행한 선수가 우승하게 된다고 적혀 있던데, 지금까지 전 이런 방식을 내구레이스라고 이해하고 있었거든요.

여기저기 이야기를 들어보았지만 이에 대해 명쾌한 답변을 구하진 못했습니다. 다만 이런 방식이 Semi-Endurance 방식이라고 해서 간간이 운영되는 경우가 있다고 들었는데, 우리가 내구레이스라고 부르는 방식을 이쪽에선 스프린트라고 부르는가보다 정도로 이해하고 넘어갔습니다. 여튼, 경기 방식은 우리나라에서 일반적으로 알고있는 스프린트 레이스와는 좀 다르다는 점 기억해두세요.

경기 자체가 반 내구레이스 형식이다보니, 의무적으로 진행되어야하는 피트스탑의 방식도 독특합니다. 각 팀들은 경기 시작 후 지정된 시간대 동안에 반드시 1번의 피트스탑을 해야만 하는데, 한번 피트스탑 하게되면 60초동안 머물러있어야 한다는 규정이 있더군요. 의무 피트스탑동안 드라이버 교체가 가능한데, 아무리 드라이버가 빨리 교체되더라도 지정된 60초의 시간이 지나지 않았다면 일부러 시간을 지체했다가 출발해야 페널티를 받지 않는다는 이야기입니다. F1에서처럼 순위를 잃지않기 위해 아주 순식간에 타이어를 교체하고 재빠르게 피트를 나가는 장면만 보아오던 저에겐 매우 이질적인 규정이었다고나 할까요? 4개의 타이어를 갈아끼우는데 채 10초도 걸리지 않는다는 것을 자랑으로 내세우는 F1을 생각하고 관람하셨다면, 피트에서 1분이라는 시간이 주어지는 블랑팡 GT 아시아나 슈퍼 트로페오는 이해하기 어려운 경기였을 것입니다.

아, 추가적으로 하나 더 이야기하자면 의무 피트스탑 중에 타이어 교체는 금지되어 있답니다. 오로지 드라이버 교체만 가능하고 혹시나 타이어를 교체해야 한다면 의무 피트스탑 이외의 추가 피트스탑 중에 이루어져야만 한다고 하더군요. 아니면 피트스탑으로 지정된 60초가 경과한 후에 타이어를 교체해야만 한다고 되어 있어서 규정을 모르고 봤더라면, 이 경기들의 진행은 더욱 여유넘쳐 보였으리라 생각됩니다.


그 외의 스타트 방식이나 순위별 포인트, 그리고 경기 진행중의 각종 페널티 등은 일반적인 레이스와 유사했어요. 레이싱을 자주 지켜봐왔다면 경기 자체를 이해하는 데는 별 어려움이 없었을 겁니다. 다만 두번의 예선과 두번의 결승이 치러지는 방식에 대해 몇몇 분들이 궁금해하시는 것을 볼 수 있었어요.

두 경기 모두 Q1과 Q2를 각기 다른 선수로 진행하게 되는데, Q1에서의 결과는 첫번째 결승의 그리드에, Q2의 결과는 두번째 결승의 그리드에 각기 적용하게 됩니다. 그리고 Q1을 달렸던 선수가 첫 결승전의 1번 주자가 되고, Q2를 달린 선수는 두번째 결승의 1번 주자가 된다는 점이 흥미로운 부분이었어요. 결승에서 드라이버 교체가 있는 것처럼 예선도 드라이버 교체가 있는 걸로 오해하고 계시던 분들이 있으시더라구요.

이렇듯 모든 팀은 2명의 드라이버로 구성되는게 일반적이지만, 이게 의무사항은 아니더군요. 다시 말해, 단독의 선수로 출전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이야기인데 대신 단독출전한 선수들에겐 2명의 선수가 출전한 경우에 비해 약간의 타임 페널티가 주어집니다. 예를 들어 슈퍼 트로페오에선 앞서 이야기한 의무 피트스탑 시간을 60초가 아닌 63초로 변경 적용하게 되는데, 이는 드라이버 구성에 대한 규정과 관련이 있어 보입니다.

2명의 드라이버끼리 조를 짜는데 있어 아무렇게나 구성되는 것이 아니라, 한명의 드라이버가 매우 실력과 경험이 좋다면 다른 한명의 선수는 아마츄어 정도여야 한다는 것이 기본 조항이네요. 각 드라이버의 등급을 플래티넘, 골드, 실버, 브론즈로 세분하고 클래스별로 참가할 수 있는 조합을 다시 정의해 놓았습니다. 클래스는 Pro, Pro-Am, Am등으로 나눠놨으며 Pro 클래스는 한명의 골드 이상과 브론즈가 짝을 이뤄야 하는 등으로 제한을 걸어 둔 것이지요. 간단한 듯 하면서도 복잡해서 이번 포스팅에서 세세히 언급하진 않겠습니다. 혹시 관심 있으신 분들은 오피셜 사이트를 통해 정보를 확인해 보시면 좋을 듯 하네요.

이렇게 클래스별 드라이버의 조합이나 의무 피트워크와 같은 제약을 걸어둔 것은 경기의 내용 자체가 다른 모터스포츠 대회와 달리 함께 즐기는 대회이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우리나라 워크스 팀들이나 일본 슈퍼GT처럼 스폰서들의 이름을 걸고 치열하게 승부를 겨루는 방식이 아니라, 약간의 친선대회같은 느낌이라고나 할까요? 다시 말해, 슈퍼 트로페오는 람보르기니에서 자신들의 차량을 산 오너들끼리 누가 더 차를 잘 타는지 겨뤄보라고 공식적으로 대결의 장을 마련해 준 것 같은 느낌이라는 거죠. 그러다보니 어느 한쪽이 일방적으로 우세할 수 없도록 규정을 통해 제약을 걸어둔 것이 아닌가 미루어 짐작을 해 봅니다.

 
슈퍼 트로페오는 람보르기니 원메이크 경기라고 설명드린 바 있었죠? 그러나 블랑팡 GT 아시아는 꽤 다양한 차종들의 참가가 가능합니다. 규정으로 살펴보면 GT3에선 애스턴 마틴, 벤틀리, 페라리, 람보르기니와 포르쉐 등을 비롯해 총 27개 차종을 지정하고 있고, GT4에선 17개 차종의 출전이 가능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이는 유럽과 아메리카 쪽도 동일한 규정인 것 같습니다. 이중 아시아 권역에선 GT3에 6개차종 19대가 출전했고, GT4에 2개차종 5대가 출전했어요. 차종이 적다고 생각되겠지만 사진으로도 알 수 있듯이 일반적으로 길에서 쉽게 만나보지 못할 그런 차들입니다. 아우디 R8 LMS GT3, 페라리 488 GT3, 맥라렌 720S GT3, 메르세데스 AMG GT3, 람보르기니 우라칸 GT3 EVO, 그리고 포르쉐 911 GT3 R 등 20여대의 차량이 그리드를 가득 메우고 있었으니 차를 좋아하는 매니어였다면 눈이 호강하는 날이었겠죠.

이번 경기를 마친 블랑팡 GT 아시아와 슈퍼 트로페오는 이어 상하이 F1 경기장에서 각기 최종전을 치루게 되는데, 블랑팡 GT 아시아는 9월 27~28일, 슈퍼 트로페오는 8월 31~9월 1일에 각기 개최된다고 합니다. 추가적으로 블랑팡 GT 아시아는 8월 24~25일 중에 스즈카 F1 서킷에서 번외 경기로 10시간짜리 내구레이스도 펼쳐진다고 하는군요. 상하이에서 경기를 마친 슈퍼 트로페오는 월드 파이널이라는 이름으로 스페인에 위치한 헤레스 델 라 프론데라 경기장에서 유럽, 아메리카의 출전 선수들과 함께 대대적인 최종전을 가진다고 합니다. 각 권역에서의 종합우승자는 이 경기에 무료로 참가할 수 있는 특전도 주어진다고 홍보자료에 적혀 있더군요.

한국에서 펼쳐졌던 블랑팡 GT 아시아의 9라운드 경기에서 인디고 레이싱팀의 최명길 선수가 폴투윈으로 우승을 거두었단 소식을 전해드렸나요? 미처 시상식을 사진으로 담아두지 못해 아쉬움이 남지만, 피트에서 축하를 전할 수 있어서 다행이었네요. 오는 9월에 있을 최종전에서도 꼭 좋은 결과가 있어 종합우승까지 이어질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CJ 대한통운 슈퍼레이스의 5라운드와 함께 서포트레이스 형식으로 개최된 블랑팡 GT 아시아와 슈퍼 트로페오였지만, 아마도 올해 경기로 끝나지 않고 내년에도 한국에서 개최될 가능성이 있어 보입니다. 확정된 바는 아니지만, 블랑팡 시리즈의 프로모터인 SRO의 2020년 일정표에 한국이 이미 포함된 채 공표되었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거든요. 다만, 이 내용이 협의가 된 후에 공표된 것인지, 아니면 SRO쪽에서 먼저 발표해놓고 추후 협의를 통해 변경될 수 있는 부분인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5개국 6개 국제경기장을 돌면서 치러지는 국제적인 레이싱 대회임을 표방하고 있는 블랑팡 GT 아시아 측에서 한국을 배제하고 경기를 치루진 않을 듯 싶어보이네요.

올해 멋진 슈퍼카들이 펼치는 레이싱 대회를 관람하지 못해 아쉬워하시는 분들이라면 내년 대회를 기약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저도 그때를 위해 미리 규정도 살펴보고, 선수들이나 팀에 대해 공부를 하는 등 준비를 해 둬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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